지역복지 편하게 물어보세요. 무엇을 거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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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3,993회 작성일 19-07-05 10:53본문
자식한테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지 아는가?
길을 나서는 길에 어르신이 손을 붙잡았습니다.
“손 선생, 길을 알려주는 게 있다고 하는데 뭔가?”
“스마트폰 말씀하시는 건가요?”
카카오톡 길 찾기 앱을 깔아드리고 하는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딸한테 물어보면 편할 텐데요?”
“여러 번 물어봐서 이젠 귀찮아해.”
사회복지사가 다하지 않아요. 봉사의 몫도 중요한 법이에요. 함께 홍보했어요.
한번 알려줘도 금방 까먹는 어르신 처지가 이해가 가고,
여러 번 반복해도 이해하지 못해 답답한 딸의 처지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에 관해 물어보는 어르신을 자주 만났습니다.
젊은 친구면 금방 할 수 있는 것들이, 어르신에게는 당연히 아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문자 보내기, 결제 방법, 길 찾기, 이모티콘 구매 등 어르신은 스마트폰이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누군가의 강점을 바라보는 방법이 2가지가 있습니다.
특출나게 잘해서 누가 봐도 강점이라 할 만하거나 상대방의 강점을 살피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사는 후자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강점으로 세워주는 일에 초점을 맞춥니다.
대학생은 스마트폰을 잘 만집니다. 대학생 친구들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을 알려주는 봉사를 해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궁금한 거 물어보니 속이 후련하구먼~
마을학교에서 스마트폰교실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하니 봉사자 3명이 모였습니다.
신푸른, 이진주, 김규림 봉사자를 만났습니다.
어르신에게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지, 어떤 방법이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의논하였습니다.
홍보지도 함께 만들고, 어울림길로 나가 홍보하였습니다.
홍보지를 보여드리며 스마트폰에 대해 알려드린다고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어르신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언제부터 하는지 물어보셨고, 친구랑 같이 와도 되냐고 물으셨습니다.
“자식한테 스마트폰을 물어보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지 아는가?”
자신이 못하는 모습을 자식한테 보여주기 싫은 어르신의 마음을 헤아렸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는 어르신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홍보지 돌리는 게 처음 해봐서 낯설었는데, 칭찬해주셔서 힘이 나요. 얼른 스마트폰교실 하고 싶어요.”
김규림 봉사자는 동그란 눈으로 저를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어르신 10명이 모였습니다. 최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았습니다.
스마트폰교실을 통해 복지관을 처음 온 어르신은 복지관이 시원해서 좋다 하셨습니다.
“어르신 시원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물어보세요.”
반복적으로 하니깐 할 수 있겠는걸?
축구 실력이 월등한 사람이 있지만,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다루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폰 실력에 따라 3팀으로 나눴습니다.
초급반, 중급반, 실력반으로 난이도를 나눴습니다.
초급반은 문자 보내기처럼 기초적인 것을 배우고
중급반은 인터넷 쇼핑, 이모티콘 사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력반은 카카오톡 택시 부르기처럼 어려운 것들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팀에 어르신 3명이 봉사자 1명에게 물어보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말해주어야 해! 한번 말해도 모르거든.”
어르신의 너털웃음에 신푸른봉사자도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이진주봉사자는 스마트폰 교실이 세대교감 같다고 하였습니다.
젊은이는 어르신의 느림을 이해하고, 어르신은 젊은이의 빠름을 인정합니다.
이진주봉사자는 당연함에 관해 물음을 던졌다고 합니다.
내가 아는 것들을 어르신이 당연히 알 거라 생각했고,
친구처럼 알려줘도 이해할 거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 겁니다.
당연함에 관해 물음을 던지는 일이 상대방을 알아가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마을학교 스마트폰교실을 통해 어르신이 복지관에 편안하게 오고,
스마트폰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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