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복지 어르신이 운영하는 봉천카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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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0건 조회 3,914회 작성일 19-07-17 11:56본문
“어르신 안녕하세요. 아직 식사하시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잖아요.”
의자에 앉아 있는 어르신에게 인사했습니다.
“심심해 죽겠어. 집에서도 심심해서 나왔어.”
어르신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필요가 없어지면 사람들에게 쓸모가 없다 하지.”
“누군가는 어르신을 향해 도서관이라 말해요. 어르신 한 분이 없어지는 건 도서관이 없어지는 거라고요.”
“맞아. 그리고 가치가 없으면 어때? 있는 그대로 멋진 걸.”
우리의 숨결이 누군가의 기쁨이기를 소망해요.
어르신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모든 것을 가치로써 판단하는 태도가 맞는지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다 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음에도, 사람을 가치 유무로 나누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고,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사람이 가치 있게 살아가는 것보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거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치를 논하면서 사람을 상품으로 판단하려 한 건 아닌지,
자신과 어르신 사이에 선을 그어버리지는 않았는지,
화장실을 혼자서 못 가는 어르신을 보며 가치 없는 사람으로만 판단한 건 아닌지,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며 많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어르신이 봉천카페 해보면 어때요? 제안 해볼까요?”
김예슬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을 만나 여쭤보자 하셨습니다.
레몬청 만드는 어르신
어르신을 만나 봉천카페에 대해 논의하고 설명했습니다.
나는 못해! 라며 못한다는 분도 있었고,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5월 요맘때 플리마켓 때, 봉천카페 운영은 최단순, 호기천, 김영숙 어르신이 하셨습니다.
7월 요맘때 페스티벌 때, 봉천카페는 최단순, 호기천, 김영숙 어르신과 황계옥, 계봉춘, 최진규 어르신이 운영하셨습니다.
봉천카페는 하루동안 200잔이 넘게 팔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커피를 판다는 건 힘든 일이지만, 어르신 입가에 웃음이 넘칩니다.
커피를 팔고 사는 풍경이 정겨웠습니다.
1잔당 500원.
500원 동잔 하나에 어르신의 땀이 묻어있습니다.
“내가 지금 커피를 팔고 있거든. 얼른 놀러 와.”
호기천 어르신은 친구에게 연락했습니다.
“내가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된 거 같아.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커피를 만들어 준다니 정말로 행복해”
최단순 어르신이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팔이 조금 아팠어. 그치만 즐거웠어. 선생님들 덕분이야.”
계봉춘 어르신이 김예슬사회복지사에게 고맙다며 표현하셨습니다.
김예슬 사회복지사는 계봉춘 어르신께 오히려 더 고맙다며 말했습니다.
<가위손>영화의 에드워드를 보면 많은 고민하게 됩니다.
에드워드는 나무를 공룡으로 만들 수 있고, 얼음을 잘라 예술품을 만드는 손재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위 손이라는 이유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편견으로 인해 외딴 성으로 도망치듯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도 <가위손> 에드워드 같은 사람이 많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름’ 혹은 ‘부족함’으로 바라보고, 사랑보다는 미움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상범주에 못 드는 사람, 패배자, 도움만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여길 때가 많습니다.
가위 손 에드워드는 지금도 성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삶을 헤치지 않게, 당신의 삶터 속으로.
어르신이 가위손 에드워드가 되지 않도록,
봉천복지관은 어르신을 어르신답게 바라보고, 어르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섬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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